훈련소 수료
정보보호병들은 모두 모집병이기 때문에 훈련소를 수료하고 나면 2주 동안 자운대(대전)에 있는 육군정보통신학교로 보내져 후반기 교육을 받게 된다. 필자는 2024년 3월 18일에 육군훈련소에 입대해 4월 25일부터 5월 9일까지 육군정보통신학교에서 생활을 하였다.
육군정보통신학교(이하 정통교)는 정보보호병뿐만 아니라 정보통신 특기를 부여받은 다른 병들도 교육받으러 가기 때문에 훈련소에서 버스로 이동할 때 다른 특기를 받은 병들하고 같이 이동한다.(훈련소랑 가까워서 출발을 제일 늦게한다. 청소만 5시간 한듯) 필자의 경우에는 레이더병과 같이 버스를 타고 약 1시간 정도를 달려 자운대에 도착했다.
생활
정통교는 병뿐만 아니라 장교, 부사관들도 교육을 받는 곳이기 때문에 용사들 생활관은 모두 한 건물에 모여 있다. 3층 건물에서 생활하며 한 층에 한 중대씩, 한 교육대에 총 3개의 중대가 있다. 중대마다 중대장 한 명에 훈육부사관 2명이 있다. 중대마다 훈육관들의 교육방침에 따라 분위기가 크게 다르다. 부상을 방지하고 본래의 목적인 교육에 집중하기 위해 구기종목을 금지하는 중대도 있고, 자유롭게 해주는 곳도 있다. 각 층마다 병영도서관 조그마한 체단실과, 자판기 등 여러 시설들이 있다.
일단 정통교에 간다고 하면 꿀이라는 말을 들어봤을 텐데, 꿀 맞다. 안 그래도 꿀인데 힘들었던 훈련소에서 바로 후반기 교육에 와버리니 그 체감은 더하다. 아침점호 때 뜀걸음을 안 하고(!!!! 이게 젤 충격이었음), 굉장히 큰 PX 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으며, tv시청, 흡연이 자유롭게 가능하고, 필자가 먹어본 급식, 짬밥, 사식 중에 제일가는 맛을 자랑한다. 자대보다는 못하지만 매일매일 핸드폰 사용이 가능하다. 평일엔 1시간 반정도, 주말엔 10시간 넘게 할 수 있다. 훈련소 마지막주에 조교한테 정통교 간다고 자랑했더니, 조교가 '넌 꿀 빨아라'라고 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편지나 택배 수령(발송은 가능), 면회가 불가능하다는 점은 불편하지만 2주라는 짧은 시간 동안 있는 거니 조금만 참고 자대 가서 많이 하면 된다.
대신 지어진 지 오래된 만큼, 시설이 좋은 편은 아니다. 일단 필자는 훈련소에서 2층 침대를 썼던 터라 가장 체감되는 건 침상 생활이었다. 대신, 청소를 하루에 최소 2번(어떨 땐 3번....) 하기 때문에 나름 깨끗하다. 화장실이나 특히 샤워실은 깨끗하고 넓다. 교육을 듣는 교육장이나 학교 시설 또한 좋다. 컴퓨터나 키보드, 모니터가 잘 관리되어 있고, 본관이라고 볼 수 있는 횃불관 1층에는 카페가 있어서 용사들도 이용할 수 있다. 그냥 사회에 있는 일반 카페와 비슷하다.
정보보호병 교육
지금까지는 정통교에 입교한 모든 용사들에게 해당되는 공통된 사항이고, 정보보호병의 경우에 대해 알아보자. 정보보호병의 후반기 교육은 2주 동안 진행되고, 1~2일에 거처 한 과목씩 수업을 받게 된다. 기본적인 리눅스 사용 방법에서부터 시작해 IP, MAC 주소와 서브넷마스트등 기초 네트워크 지식, 그리고 정보보호병답게 wireshark 사용법과 포트스캔, Arp spoofing 등 공격/방어기법에 대해 진짜 맛만 본다. 본인이 해킹/정보보안을 좀 공부해 봤거나, wargame, CTF를 좀 뛰어봤다면 그냥 다 아는 내용이다. 교육 과정은 기수에 따라서 조금씩 순서와 내용에 차이는 있으나 대부분 비슷하게 진행된다.
자대에 가기 전에 육군의 전장망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NAC 사용법, 근무 형태 등 실무에 연관된 지식도 많이 알려준다. 각 과목이 끝날 때마다 필기나 실기로 시험을 보는데, 이 시험은 자대배치에 아무런 영향도 주지 않고, 교육관님들이 과락이 발생하는 일 없게 열심히 도와주시니 별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래도 성적 1등한테는 휴가가 주어지니 욕심 있는 사람들은 도전해 보자.
타이밍이 좋으면 교육생들 중에 정통교에서 근무할 조교를 뽑는데, 근무 환경도 좋고 업무 난이도도 낮고 위치도 계룡에 있어 이상한 전방 가는 것보다 좋다. 필자 기수에서는 6명이 지원해 1명이 뽑혔다. 평소보다 경쟁률이 낮았다고 한다.
⭐자대 배치⭐(사실 이게 제일 중요함)
들어온 지 6일 정도가 된 입소 후 다음 주 수요일에 자대배치 결과가 나온다. 훈련소에서는 어차피 후반기 교육을 가기 때문에 별 생각이 없었지만, 이때 자대배치는 자기 군생활의 1년 4개월을 결정하기 때문에 용사들이 모두 긴장해 있다. 필자 기수에는 훈련소 때 면접을 본 용사들이 전체의 약 1/3 정도 되었다. 보통 3대 1 이상의 경쟁률(필자의 경우에는 6대 1)이니 면접에 붙어서 가는 용사들은 매우 적다고 할 수 있다. 본인이 훈련소 때 면접대상자가 아니었어도 크게 실망하지 말자. 면접 대상자가 되는 것조차 완전히 랜덤이기 때문에 사실 뭐 할 수 있는 게 없다. 자대배치 또한 난수로 처리하기 때문에 완전히 랜덤인데, 필자도 자대배치 나오기 전까지 믿지 않았다가 우리 기수 1등으로 들어온 형이 특전사령부로 끌려가는 것을 보고 믿게 됐다. 주말에 동기들끼리 서로의 등수를 공유해서 자대랑 매칭시켜 봤는데, 육사, 3사, 사령부급등 흔히 가고 싶어 하는 곳으로 배치된 동기들의 등수가 비교적 낮은 것을 보고 랜덤이라는 것을 한번 더 확인했다.
사실 정보보호병은 무조건 사단급 이상으로 가고, 웬만하면 군단급 이상으로 배치가 된다. 아직 자대배치를 받지 않은 분들은 감이 안 오겠지만, 일반 용사들에 비해서는 진짜 진짜 큰 메리트이다. 일단 최전방에는 사단급이 없기 때문에 최전방으로 갈 일이 없고, 전방까지만 배치가 된다. 애초에 cert반 실내 안에서 앉아서 근무하기 때문에 뭐 비교할 바가 안된다. 일반적으로 사령부급, 즉 더 큰 부대로 갈수록 잡무가 없는 대신 근무 난이도가 상승한다. 반대로, 사단급이나 작은 부대로 갈수록 잡무의 빈도가 높다고 한다.. 이것은 물론 완전히 부바부이다.
마치며
필자도 입대하기 전 후반기교육에 대해 많이 궁금해했고 열심히 찾아보았지만 많은 정보가 나오지 않아 궁금해했던 기억이 있어 꽤나 자세하게 작성하게 되었다. 더 궁금한 점이 있으면 자유롭게 물어봐주길 바란다. (필자는 면접 붙어서 서울에서 근무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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